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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스플리트 Split동유럽 발칸 2013. 10. 4. 18:28
[이미자 시인의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푸른 아드리아를 바라보는
2만8000㎡가 넘는다는 요새를 겸한 이 거대한 궁전은 한 남자의 사라진 꿈이고, 뜨거웠고 쓰라렸던 한평생 덧없음의 증거물이다..
스플리트 근처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로마 황제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난립하던 시기에 20년간(서기 284∼305) 로마제국을 안정적으로 통치한 그는 또 스스로 제위에서 물러나 은퇴한 최초의 로마 황제
그가 아픈 무릎을 치료하며 채마밭이나 돌보면서 노년을 보내는 소박한 꿈을 꾸며 공향에 지은 궁전이다.
그러나 그의 아내와 딸은 그가 자리를 내어준 후대 황제에 의해 납치당했다가, 결국 또 다른 정적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세상의 그 어떤 금과 보석, 화려한 궁전이 가족의 처참한 죽음을 위로할 수 있었을까. 비탄 속에서 삶을 마친 그도 자신의 영묘에서 그 썩은 유골마저도난당하는 고단한 최후를 맞는다.
궁전 안에 있는 200개 건물에는 지금도 3000여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둥근 돌로 된 긴 회랑인 남문을 지나가면 오른쪽에 팔각형의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과 종탑이 나오고, 하얀 돌기둥이 죽 늘어선 페리스틸 광장이 나온다.
디오클레티아누스의 무덤으로 쓰였던 곳은 지금 성 도미니우스 성당이 되어 그가 그토록 박해하던 기독교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스릴 넘치는 계단을 거쳐 종탑의 꼭대기에 오르면, 푸른 유리 같은 아드리아해와 새빨간 스플리트의 지붕들을, 스러진 돌기둥 위로 잡풀이 자라는 디오클레티안 궁전 안쪽을 바라볼 수 있다.
종탑에서 내려와 금문이라 불리는 북문으로 나가면 10세기 크로아티아의 그레고리 닌 주교가 성경을 들고 있는 어마어마한 동상이 서 있다.
그는 로마 교황에게 크로아티아어로 미사와 설교를 해달라고 설득한 사람이었다. 그의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전설이 있다는데, 그래서 주교의 엄지발가락은 금빛으로 반질반질하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2/05/10/201205100222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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