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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쟈그레브동유럽 발칸 2013. 10. 4. 16:12
http://blog.koreadaily.com/media.asp?action=POST&med_usrid=nounkwak&pos_no=512404
자그레브 중앙역 앞 거리의 흰 자작나무가 뱉어내던 고요한 숨을, 대성당 앞 성물 판매대에서 본 나이든 수녀님의 눈빛을기억한다.
낡은 냄비의 바닥, 거기에서 사라진 옛 유고 연방의 이름을 발견한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미리 방값을 치르며 주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낯빛이 붉은 이 발칸의 사내는 퉁명스레 말했다.
“아직 그 무덤의 흙도 다 안 말랐어요.”
이곳은 사라진 유고슬라비아의 땅. 공산 치하와 오랜 내전(1991∼2001)으로 수백만 명이 피를 흘리고, 남은 자들의 울음이 이제 간신히 멎은 곳, 아니 멎기를 기다리는 곳. 주인은 사라진 연방공화국에서 만든 냄비에 수프를 끓이고 스튜를 끓이고 찻물을 올렸을 것이다. 늙은 그는 국물을 훌훌 들이켜다가 가끔씩 그날들을 떠올렸을까. 그 마음이 잘 가늠되지 않았다. 나는 작은 가방을 메고 반 세기 동안의 태풍이 지나간 그 거리에 나섰다.http://www.segye.com/content/html/2012/04/26/201204260221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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